아버지라는 존재
누구나 아버지가 있고 언젠간 부모가 된다. 사실 이 결혼이라는 게 요즘 쉽게 하는 시대는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나 또한 어렵게 또 늦게 결혼하였고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서 자식으로서의 아버지가 어땠는지를 생각하게 되고 아버지로서 자식을 어떻게 교육시키고 대해야 할지 생각이 많이 든다.
초등학교 때 부터 절친인 나의 친구가 30살에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다.
어릴 때 부터 친구였기에 우리는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철없는 모습부터 지금까지의 모습 또한 잘 알고 있는데 어느 날 뉴스에서 어린이집 통학버스의 사고로 많은 아이들이 다치거나 숨졌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굉장히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때 나는 그 친구가 그런 면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그가 하는 이야기에 가장의 무게를 느꼈다.
아이를 낳아보면 이런 소식에 감정이입이 무척 많이 되더라
그 뒤로 한참이 지난 지금, 나도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겼고 친구가 그때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됐다.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 마음을 안다는 어른들의 말씀은 사실이었다. 그들 또한 어린시절이 있었고 우리처럼 철없던 시절이 있던 사람들이고 그런 그들이 어른이 되고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었기 때문에 어쩌면 어른들의 말씀은 경험을 토대로 한 이야기라는 걸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느끼고 있다.
나의 아버지는 무서운 사람이었다.
나는 아버지를 좋아했지만 접근하기가 참 힘들었고 말 거는 것 조차 어려웠다. 그건 나이가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가까이 가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그저 같이 있고 싶지만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될지 몰랐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와 둘이서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고 목욕탕을 가기도 했지만 많은 대화가 있지는 않았다. 나는 무서운 아버지가 싫었기에 나의 아이에게는 무서운 아버지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이를 대하고 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 혹여나 아이가 잘못될까 봐 아이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내 모든 걸 다 줄 수 있고 아이가 그저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주길 바랄 뿐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이 일본 감독은 세 편의 가족을 다룬 영화가 있는데 그중 한 영화가 최근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가 연기한 '중개인'의 감독 맡기도 한 사람이다. 황금종려상에 7번이나 진출할 만큼 대단한 업적을 가지고 있다.
줄거리
자신을 닮은 똑똑한 아들,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내와 함께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고 있는 누가 들어도 알만한 회사에 성공한 비즈니스맨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6년 간 키운 아들이 자신의 친자가 아니고 병원에서 바뀐 아이라는 것. 료타와 그의 아내는 혼란에 빠진다. 병원의 간호사가 고의로 아이를 바꿨다는 것이 더 충격적이지만 이미 6년이나 세월이 지났고 이미 그렇게 살아왔기에 이 상황에서 간호사를 탓해봤자 돌아오는 건 없다. 현실을 직시해야 했다. 생물학적으로 자신의 아이는 료타 자신과 삶의 방식이 너무나도 다른 가족들과 살아왔고 그런 만큼 아이의 행동은 자신의 방식으로 교육하고 키운 아이와 너무나도 다르다. 그런 두 아이를 보며 아이를 바꿔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후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이 영화는 내가 아버지가 된 지금, 정말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주인공을 보았을 때 나의 나이와 비슷한 듯했고 영화 속 아이는 우리 아이보다 나이가 많지만 만약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영화였다. 주인공이 어떤 마음일지 너무나 잘 알기에 눈물이 날 정도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낳은 정이 크냐 키운 정이 크냐고 묻는다면 두말할 것 없이 키운 정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나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더라도 내 아이라고 믿고 키운다면 그것이 정말 내 아이인 것이다. 입양한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키우는지 와닿지 않았는데 이 영화를 보며 입양한 아이를 마음으로 낳았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잘 알게 되었다.
아마 아직 아버지가 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나도 아이가 없었다면 그저 그런 영화였을 것 같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지금 내가 그렇게 사랑하고 소중하게 키운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니라는 소식을 듣는다면 그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는 중간중간에 아이 사진을 꺼내볼 만큼 감정이입이 많이 됐다.
만약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꼭 보길 추천한다. 부부가 함께 본다면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될 영화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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