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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30대 중반에 한 치아교정, 마흔이 되어 끝나다(꿀팁 정보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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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라고 했잖아요!!

 

앞니 두 개가 톡 튀어나와 있는 나의 치아는 친구들이 '토끼'라고 부를 정도였다.

원래 나의 이는 나름 가지런한 편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앞니 두개가 많이 나와있었는데 돌이켜보면 나는 학창 시절에 심한 비염을 앓았고 책상 위에 항상 휴지를 올려둘 정도로 콧물이 많이 나왔으며 잘 때 항상 입으로 숨을 쉬었다.

 

그것이 원인이 되어 앞니 두개가 튀어나오게 된 것 같고 나는 그렇게 35년을 살았는데 사실 불편함은 없었지만 나이가 들고 아이 아빠가 되었을 때도 이런 치아를 가지고 있기는 싫었다.

 

오랜 해외생활을 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치아교정을 시작하였을 때 내 나이 30대 중반, 서른다섯이었다.

치아교정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하게 되었는데 문제는 나는 지방에 있었다는 것. 서울에서 하게 되는 건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는데 어쨌든 이걸로 교통비 많이 날려먹었다.

 

치아교정을 시작할 당시 대학병원에서는 2년이면 된다고 했고 나도 그 정도면 교정이 끝날 때가 되면 서른일곱이니 그래 2년은 참을만하다 싶었는데 최종적으로 거의 4년, 정확히는 3년 10개월이 걸렸다.

 

나 아님

 

나이 먹고 교정하는 것이 부끄럽지는 않았다.

처음엔 내가 적응이 안돼서 힘들었을 뿐이다. 가장 힘들었던 건, 무얼 먹든 먹고 나면 바로 양치를 해야 된다는 것. 길쭉한 야채, 즉 부추나 김치 같은 것들은 항상 와이어에 돌돌 말려 있었고 양치를 해도 빼내기 힘들었다. 그리고 한국음식에는 고춧가루가 많은데 그런 음식을 먹을 때만 이 사이사이에 낀 고춧가루를 빼지 않으면 안 됐다. 고기는 또 어찌나 끼던지 밥 먹으면서 상대방과 이야기를 하려면 항상 입을 막고 했다. 무언가를 먹지 않고 있는데도 말이다.

 

치아교정 필수 아이템, 아쿠아픽

 

한 번은 동생이 교정한 사람은 써야 한다며 나에게 구매해 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아쿠아픽이다.

 

나는 처음에 이런 것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물을 분사하여 치간칫솔의 역할을 해주는 기계였다.

동생에게 선물 받은 뒤로 나는 약 5년간 이 아쿠아픽을 쓰고 있는데 만약 이게 없었다면 나는 충치에 굉장히 많이 걸렸을 것 같다. 교정이 끝난 지금도 반드시 양치 후 아쿠아픽을 한다.(4년간 버릇이 돼서 안 하면 찝찝하다)

 

아쿠아픽이 좋은 건 일단 가볍고 물의 용량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번 충전하면 시간은 꽤 많이 걸리지만(완충에 6시간 이상 걸리는 듯) 한번 충전하면 일주일은 거뜬하다. 게다가 아쿠아픽은 일 년에 한 번씩은 고장이 나는데 구매 후 1년 내에 고장이 나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고장 났다고 이야기하면 회사로 고장 난 제품을 보내달라고 하며 비닐이 뜯어지지도 않은 새 제품으로 지정된 주소로 보내준다. 정말 좋다... 이걸로 나는 네 번 정도 교체를 한 것 같다. 아쿠아픽 사용 도중에 해외의 유명 브랜드 제품을 써본 적 있는데 물 용량도 적고 고장도 쉽게 났는데 아쿠아픽은 이런 점이 너무 좋아서 계속 쓰게 된다. (내돈내산, 광고 아님)

 

사진 클릭하면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예전에는 가격이 거의 15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지금 반값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진행한 치아교정

 

한 달에 한 번씩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갈 때마다 교통비가 들고 진료비로 약 2만 3천 원 정도가 나갔다. 나의 경우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발치를 해야 했고 네 개의 생니를 뽑아야 했는데 발치로 인한 공간을 메우는데에 시간이 꽤나 걸리긴 했다.(생니 네개 뽑을 땐 마취가 잘돼서 그런지 전혀 아프지 않았다.) 2년이 지났지만 내가 봐도 아직 끝난 것 같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은 담당 교수님과 실제로 교정을 해주시는 담당 선생님이 있었는데 담당 교수님은 나이가 50대가 넘은 분이셨지만 담당 선생님은 나이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었다. 매번 내가 언제쯤 끝나겠냐고 물어봤지만 말끝을 흐리시던 담당선생님... 어느 순간부터 언제 끝나냐고 묻는 건 포기하고 예쁘게만 되길 바랐다...

 

혼잣말을 많이 하는 의사 선생님이었음

 

참고로 치아교정 같은 경우는 해당 병원에서만 해야 한다.

의사마다 방식이 달라서 인데 이로 인해 겪는 어려움도 있었다. 예를 들어 교정 중에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하는데 나 같은 경우는 병원에 진료를 받고 돌아와 맨 끝에 와이어 길이가 너무 길거나 해서 잇몸을 쑤셔 피가 나는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 그런데 이걸 자르려고 해도 일반 치과에서는 받아주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벤찌(?)로 직접 자른 적도 있었다. 그러므로 타지방의 병원까지 멀리 가서 교정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어쨌든 그렇게 세월이 흘러 흘러 3년이 지나고 또 10개월이 더 지났을 무렵 교정기를 빼도 되겠다고 하셨다.

물론 그전부터 어느 시점에 빼겠다고 담당 교수님이 이야기를 해주신다. 그리고 한 달 전쯤에 치아 본을 뜨고 그에 맞는 교정기 같은 걸 만들어주시는데 밤에 잘 때 끼고 자라고 하셨다.

 

교정이 끝나니 이를 조이고 있던 와이어가 사라지고 엄청난 해방감을 느꼈다.

약 4년 만에 본 나의 온전한 치아는(그동안 교정기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 가지런해져 있었다. 4년 전과 비교한 나의 턱은 안으로 많이 들어가 있었고 굉장히 각져 보였는데 조금 갸름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있으면 입이 벌어져 앞니 두 개만 보이던 나의 입은 잘 다물어졌다. 대신 아래 윗니에 안쪽으로 와이어를 깔아 뒀다. 이것도 처음에는 뭔가 닿여서 적응이 안 되는데 이제는 적응이 되어 아무렇지 않았다.

 

사람이 좀 달라 보인다고 해야 하나?

 

나를 교정하기 전에 한번 보고 교정 후 처음 본 지인의 지인은 나를 못 알아볼 정도였다. 

나를 멀리서 보고 "저 사람이 그때 그 사람이 맞나?" 했다고 한다.

 

교정 후기

30대 중반에 하는 교정은 사람에 따라서 그 시기가 길어지고 짧아질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의사 선생님 얘기로 턱이 워낙 강해 생각보다 더디다고 했다. 치아 교정을 시작하고 처음 몇 개월은 적응이 안 되고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적응이 되었고 가장 불편한 매끼 먹을 때마다 바로 양치하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져서 교정기를 뺀 지금도 그때처럼 하고 있다. 나는 늘 양치를 할 때 칫솔질(치약을 묻혀서 하는)을 두 번씩 하고 아쿠아픽도 두번씩 해서 양치 시간만 약 10분이 걸린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아쿠아픽 정말 강추다)

 

오랜 시간 동안 나름의 콤플렉스였던 토끼 이빨에서 탈피해서 좋긴 하다.

얼굴도 뭐 갸름해져서 좀 더 멋져 보이기도 한 것 같다.

 

30대 중반, 치아교정을 고민한다면 나름 추천이다.

나도 교정을 하려고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사실 40대 초반에 교정하신 분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다. 하지만 정말 관리를 잘해야 한다. 교정하면서 많은 이물질이 치아 사이에 끼기 때문에 보기에도 흉하고 무엇보다 그것이 충치가 되면 교정할 때 굉장히 곤란하다. 나도 아쿠아픽을 하면서도 한번 충치가 생겨 치료를 했는데 의사 선생님 말로는 관리를 잘 못하는 사람은 병원에 오면 치아 사이에 낀 이물질 빼기 바쁘다고 했다.

 

이러나저러나 모든 건 본인이 선택하기 나름.

참고로 나는 대학병원에서 하면서 약 800만 원의 비용을 썼다.

 

궁금한 건 댓글로 질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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